
Muse. 그들이 1월에, 정확히는 내일! 한국에 온다. (사실은 이미 도착했겠지.)
이번주 목요일에 누군가는 뮤즈의 음악을 들으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으로 향하고, 나는 정기검진 받으러 삼성의료원에 간다. 세상은 얼마나 불공평한가. 크흑. orz
그리고 나는, 그들 중 하나가 바로 내 남동생이라는 점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알고보니 그애는 신컨 키보드워리어였나보다. 무려 스.탠.딩.표를 세.장.이.나 구했단다. 나머지는 물론 같이 갈 친구 몫이겠지. 그 말을 듣고 나는 부러움과 비굴함을 가득 담아 이렇게 애원했다.
"부디 저도 데려가주세요. 동생님. (덥썩)"
물론, 돌아온 대답은 저질체력으로 스탠딩석에서 날뛸 생각하지 말고 집에서 애들이나 잘 보라는 것이였다. ㄱ- 아,그래. 물론 알고 있다. 아주 순화된 표현으로 서글한 웃음과 걱정반 미안함반을 담아 한 이야기였지만 서러웠던 내겐 이렇게 필터링되어 들렸을 뿐이다. 그래그래. ㅠㅠ

왼쪽부터 크리스 볼첸홈(베이스), 도미닉 하워드(드럼), 매튜 벨라미(기타와 보컬)
1999년에 1집 Showbiz로 데뷔했다. 우리나라에 이 앨범이 정식으로 들어온 게 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나는 이 앨범이 정식 수입되기 전에 신촌의 모 음반가게에서 비밀루트로 들여온 음반을 겟했었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그립다. 향음악사. 당시 구하기 힘든 온갖 수입 앨범을 살 수 있었던 전설의 음반가게이다. 음악매니아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공간인 그곳엔 내 그리운 추억들이 제법 많이 쌓여있다. 지금도 있으려나? 부디 그곳만은 망하지 않고 언제까지 남아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제일 처음 뮤즈의 음악을 들었던 때를 잊을 수가 없다. 그 날의 기억이 마치 사진처럼 선명하다. 그 정도로 나에겐 충격적이었다.
중고등학생 때 나의 문화 생활은 책,음악,책,음악,게임,글,글,글,음악,책,게임. 이런 식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용돈과 비정기적 수입의 대부분은 책을 사거나 음반을 사거나 혹은 그와 관련된 문화 활동을 하는데 대부분 소모됐다. 그 중 하나가 홍대 클럽에 다니는 것이였고(주로 드럭이였다.), 많은 음악 까페들을 마치 성지순례하듯 전전했다. 그 중 몇군데는 마음에 쏙 들어서 지인들과 마음이 지칠 때 찾는 휴식처가 되곤 했었다. 2000년이었을거다. 내가 고2때, 지금은 없어진 홍대에 있었던 모 까페에서 처음 뮤즈를 만났다.
질풍노도의 시기에 내 정신세계와 취향에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들이 몇명 있는데 당시 글과 젝스키스 두가지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던 '키즈리턴'이라는 모임의 절친들과 까페를 방문했었다. 얼터너티브락 혹은 영국 밴드와 관련해선 이쪽 지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당시 Radiohead에 특히나 열광했었던 우리에게 이세야, 그녀는 우리의 경배를 받을 수 있는 존재가 Radiohead만 있는 건 아니라는 걸 그 날 확실히 알게해 주었다. 뮤즈의 Muscle Museum은 그 정도로 내게 충격적이였다. 분명 전세계적으로 사고를 칠만한 그룹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정말로 사고를 쳐버렸다. 이젠 너무나 우월하시어 내가 그 분의 라이브를 듣고자 한다면 때맞춰 신컨 키보드워리어가 되어야 하는 상황에 이른것이다.

뮤즈는 아마 본인들도 그럴 것이라고 예상했겠지만 1집으로 데뷔했을 때, Radiohead의 아류라는 평가를 받으며 끊임없는 비교의 대상이 되었다. 정확히는 그들의 몇몇 곡들이 혹은 기타 연주의 분위기와 리듬이 Radiohead 특유의 존재감과 비슷했다. 덕분에 전세계의 Radiohead 빠돌이들에게 한 편으론 욕을 먹고 한 편으론 팬심을 얻었다. 당시 Radiohead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기 때문에 그에 편승해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무엇보다도 뮤즈가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은 그 이상의 '무언가'가 그들의 음악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아니, 실제로 그렇다. 현재를 기준으로 Radiohead와 그들을 굳이 비교해야 한다면 난 그들이 애저녁에 Radiohead를 뛰어넘었다고 말하고 싶다. 사실 2집부터 Muse와 Radiohead의 음악은 길이 달랐다. 이젠 비교의 건덕지도 남기지 않고서 당당히 세계를 전율에 빠뜨리는 밴드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최초의 그 '무언가'를 우리에게 보여준 노래가 Muscle Museum 이라고 생각한다. 뮤즈가 아니면 만들 수 없는 노래, 뮤즈가 아니면 부를 수 없는 노래.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최초의 곡이였다.
팬들 중에서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지만 뮤즈는 그 이전에 밴드명을 수차례 바꿨었다. 뮤즈라는 이름을 쓰면서 그들이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이름처럼 그들은 이제 음악의 신이 되어버렸다. ㅋ 역시 작명이란 건 어느 분야에서든 중요한거다(...) 그 외에도 뮤즈 밴드의 정신적 지주이며 리더이자 보컬인 매튜가 이전에 화장실 청소부였다던지- 그래서 1집에 보면 화장실과 관련된 가사가 등장하거나 하는 재밌는 비하인드 에피소드들이 많다.
뮤즈의, 정확하게는 매튜의 정신세계는 4차원을 넘어서기 때문에 그들의 노래는 멜로디든 가사든 아무튼 굉장히 심오하다. 사회 전반의 억압과 부당한 폭력에 대한 비판, 음모론, 종말, 우주, 예술작품에의 영감 등등 여러가지 주제를 가지고 정말 시적으로 가사를 쓴다. 가사 한줄 한줄에 응축되어 있는 의미가 깊이가 있고 비유와 은유가 많아서 해석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매튜의 신비로운 목소리와 멜로디, 가사가 삼박자가 되어 만들어내는 그들만의 음악은 5집 The Resistance에 이르러선 어떤 완성의 경지에 이른다. 앞으로 그들의 음악이 어떤식으로 발전해갈지(혹은 발전의 여지가 있는지) 너무나 기대된다.
트와일라잇의 작가 스테파니 메이어는 시리즈의 4권 브레이킹 던의 헌사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그 밴드의 이름은 뮤즈, 너무나도 어울리는 이름이지요.
그들은 내게 엄청난 영감을 주었답니다.
뮤즈는 그녀의 찬사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실제로 영화 트와일라잇과 뉴문의 ost에는 뮤즈의 음악들이 쓰였다. 기억에 의존해서 대강 얘기해보자면 트와일라잇에서 Supermassive Black Hole이 쓰였고, 뉴문에서 I Belong To You 가 나왔었던 것 같다. 그 외엔 기억이 잘... ㅋ
뮤즈에 대해 할 이야기는 많지만 난 자고로 음악은 가슴으로 느끼는거지 말로 설명하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 세상엔 너무나 많은 뮤즈 전문가들이 존재하니 더 많은 걸 알고 싶으신 분은 네이버 검색을 충분히 활용해 보시길 권한다.
제일 위에 뮤즈의 노래 중 국내팬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대표곡인 Time Is Running Out을 올려놨다. 원하시는 분들은 들어보시길. =)
아래는 내가 추천하는 뮤즈의 음악들이다.
무작위로 생각나는 것만 몇가지 적는다.
1. Muscle Museum
2. Time Is Running Out
3. Uprising
4. Starlight
5. Showbiz
6. Plug In Baby
7. I Belong To You
8. Supermassive Black Hole
9. Hysteria
추신: 나의 경애해마지 않는 Radiohead를 최초 포스팅하려던 계획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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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아악 저의 노래방 스탠다드인 뮤즈님들
꺄아악! 노래방 스탠다드라니 너무 멋지세요! >ㅁ<